도심인데도 자동차를 찾기 어렵습니다. 대신 트램(tram, 노면전차)과 자전거, 그리고 사람들이 분주히 오갑니다. 또 도로변에 자리한 폭 30~50cm 규모로 만든 작은 수로가 눈에 띕니다. 도시의 온도와 습도를 조절하기 위해 중세시대부터 이어져 온, 이제는 도시의 상징이자 전통이 된 베힐레(bachle)입니다. 자동차와 넓은 도로, 대형 빌딩으로 상징되는 여느 도시들과는 다른 풍경, 바로 독일의 환경수도로 불리는 인구 20여만 명의 작은 도시 프라이부르크(Freiburg)입니다. 프라이부르크는 ‘환경’이라는 말을 빼면 말이 안 되는 도시입니다. 독일뿐 아니라 ‘유럽의 환경수도’ 아니 ‘세계의 환경수도’라는 자부심을 시와 시민들은 갖고 있습니다. 민관이 하나 되어 다양한 환경정책을 함께 만들어가고 있는 프라이부르크는 ‘환경 최우선의 도시 만들기’를 실천하고 있습니다. 1992년 ‘환경수도’로 선정된 프라이부르크는 독일 최초로 환경 부시장을 두고 환경정책을 총괄하고 있을 정도입니다. 프라이부르크가 ‘환경 최우선 정책’을 펼 수 있는 것은 시민들이 개발보다는 아름다운 자연의 보전을 우선시 하는 환경의식을 갖고 실천하고 있다는 것을 시가 믿기에 가능한 일입니다. _<환경수도, 프라이부르크에서 배운다>(김해창 지음, 이후) 본문 중 일부 편집 보행자 우선의 창조적 교통정책인구 20여만 명과 면적 155㎢의 작은 도시가 독일을 넘어 유럽, 전 세계의 환경도시로 주목받을 수 있었던 기저에는 환경을 우선시 하는 민관의 체계적인 정책이 자리하고 있습니다. 그 중 하나가 자가용 이용을 억제하면서 효율적인 대중교통 체계를 완성해나가는 창조적인 교통 정책입니다.제2차 세계대전 중 폭격을 많이 받았던 프라이부르크는 대성당을 비롯해 도심 곳곳의 파손이 심했습니다. 이에 시에서는 도시재건을 계획했지만, 오래된 거리와 건축 양식은 훼손하지 않는 범위에서 재건을 했습니다. 도로가 재건되면서 도심 곳곳에 트램트랙이 정착되었고, 1969년 프라이부르크는 최초의 통합 교통관리계획과 순환경로 네트워크를 고안했습니다. 교통체증을 줄이면서 이동성을 향상시키기 위해 출발한 이 계획은 10년마다 업데이트되고 있으며, 자연스럽게 시민들은 보행, 자전거 타기 및 대중교통과 같은 환경 친화적인 교통수단을 선호하게 되었습니다.대중 교통망은 1972년 이래 꾸준히 향상되고 있습니다. 1972년 프라이부르크 교통국은 ‘제1차 자전거교통망 플랜’을 수립해 자전거도로를 설치했고, 시 전철을 유지, 확대하기로 결정했습니다. 1973년에는 구 시가지인 뮌스터 대성당을 중심으로 반경 1.5km 이내 승용차 진입 규제가 이뤄졌고, 1979년에는 환경 친화적인 ‘제2차 종합교통 시스템’이 만들어졌습니다. 프라이부르크 교통국의 정책은 지극히 사람과 환경 중심입니다. ‘Park & Ride’ 시스템 구축으로 자동차는 시내 외곽에 주차하고 전차나 자전거를 이용해 도심으로 진입할 수 있습니다. 프라이부르크 전역에 500km에 달하는 자전거 도로를 만들고, 트램 노선과 주거지역을 가깝게 연결한 덕분에 시민의 70% 정도가 전차 역에서 500m 이내 거리에 살고 있습니다. 또 대부분의 도로에서 자동차의 주행속도를 시속 30km가 넘지 않도록 제한하고 주차요금을 강화했습니다. 더불어 프라이부르크 전역을 대중교통으로 무제한 여행할 수 있는 환경정기권인 ‘레기오카르테’도 만들었습니다. 이러한 정책 덕분에 시민들은 자동차보다는 트램이나 자전거를 훨씬 선호하게 되었습니다. 수치로도 잘 드러납니다. 1982년과 2015년을 비교하면 자전거 교통 분담률은 15%에서 35%로 증가하고 승용차는 38%에서 20%로 감소했습니다. 참고_ <환경수도, 프라이부르크에서 배운다>(김해창 지음, 이후)_ ecomobility.org/alliance/alliance-cities/freiburg_ http://www.ecotippingpoints.org/_ http://www.greencity.freiburg.de/
